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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면서, 일본어판 서문
펜사콜라 2006-04-03 14:19:51   1,228
김옥균(1851-1894),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이 책을 아시아의 문명개화를 위해 싸우다 순절하신 두 분의 영전에 바칩니다.

아 슬프다
고귀한 뜻은 하늘에 닿았고
가없는 용기는 땅을 감동시켰도다
차마 그 뜻 펴지 못한 채 원수들의 흉탄에 쓰러지셨으니
님이여 님이여 고이 잠드시라
이제 그대 뒤를 따르리니

책을 내면서

이 책은 2002년 2월 서울에서 출간된 <친xxx 위x xx>의 개정증보판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출판사의 이름이 달라졌고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청소년 유해도서' 지정 등 정부의 탄압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책으로 내게 되었습니다. 최근 국제사회에 겨우 민주국가로 명함을 내밀고 있는 한국에서 이같은 출판검열과 사상탄압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이 책은 2002년 7월 일본에서도 번역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나 한국에서는 그리 많이 팔리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책에서는 많은 내용이 수정, 추가되어 보다 나은 저작물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책이 나오기까지 함께 수고해주신 출판사 직원 여러분, 그리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03년 5월 서울에서

일본어판 서문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과 한국이 같은 나라였다는 것, 그때에는 우리 한국인들도 일본어를 국어로, 일본사를 국사라고 불렀으며 모든 면에서 일본인으로서 살았다는 것, 이 사실이 요즘 저에게는 미묘한 설레임이랄까 감동 같은 것을 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잃어버린 부모를 찾은 아이의 마음이라고나 할까, 그와 비슷한 심정입니다. 패전으로 인해 지금은 서로 다른 나라가 되어 "가깝고도 먼 이웃"이라는 관계로 지내고 있지만 언젠가는 예전처럼 다시 합쳐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바로 이 사실, 즉 남북한이 분단된 것이 아니라 패전으로 인해 일본제국이 여러 조각으로 분단된 것이라는 인식이 오늘날 한국인들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같은 인식이 생겨난다면 한국인들의 부질없는 반일감정이라는 것도 자연히 사라질 것이고 오히려 재통합의 미래를 설계하며 서로를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미래를 꿈꾸며 이 책을 썼습니다.

한국인들에게는 왜 이렇게 반일감정이 강한 것일까. 저는 최근 한국인이나 일본인, 혹은 재일조선인을 막론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을 붙잡고 이 문제를 토론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만족할만한 답을 얻지 못하던 중 최근 한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는데, 이는 역시 전후 일본과 한국을 지배해온 미국의 뜻에 따라 강요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종전 이후 한반도를 점령한 미군과 소련군은 일본군을 무장해제하고 조선에 있던 모든 일본인을 빈손으로 추방한 뒤 각각 자신들의 꼭두각시를 내세워 한국과 북조선이라는 국가를 건설하게 했습니다. 이후 남북한을 오랫동안 통치한 이승만과 김일성은 모두 대단히 강한 반일 성향을 가진 인물들이었습니다.

오늘날 나이든 사람들을 만나보면 총독부시대에 조선인들은 일본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상당히 만족한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그 시대의 삶이라는 것이 오늘날 우리 기준으로 보았을 때에는 풍요롭거나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겠지만, 적어도 조선인에게 총독부는 이씨 왕조보다는 한층 진일보한 통치자였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전쟁에 패하고 미군과 소련군이 진주하면서 갑자기 세상이 변하게 되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범죄자에 지나지 않았던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비밀조직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였다고 주장하기도 했을 것이고, 일본인과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도 돌연 일본에 적대적인 자세를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후 해외에서 독립운동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귀국하자 짧은 시간에 정치의 주도권은 독립운동 세력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은 미국에 점령당한 상태에서 사실상 미국의 식민지로 지내왔습니다. 그리고 일본을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해야한다는 미국의 의도에 따라 한국에 강력한 반일 세뇌교육을 실시하는 동시에 산업에 있어서도 한국은 일본을 견제하는 기지로서 육성되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한국에는 전자산업과 조선, 철강, 반도체 등 일본을 복제해 놓은 듯한 산업구조가 건설되었고 미국은 첨단 산업분야에서 일본과 한국, 대만을 경쟁시켜 가격을 폭락시키고 그 반사이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음모 뒤에는 황인종을 분할한 뒤 통제한다. 즉 Divide and Conquer의 전략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이같은 반일정책이 성공한 결과, 오키나와 등 여러 영토들이 일본에 반환된 뒤에도 미국은 한국의 여론을 핑계삼아 한국을 일본에 반환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미국의 전후 동아시아 정책이 여러가지 면에서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강한 반일감정은 역시 뒤틀어지고 잘못된 역사인식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조작된 역사를 배우게 됩니다. 이로 인해 평범한 한국인들에게 과거 총독부시대라는 것은 모든 조선인이 일본인의 노예로 살아가면서 착취당하고 죽고 추방당했던 지옥과 같은 시기였다는 인식이 심어졌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평화를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다고 가르치고 있으니 결국 일본은 행복하게 살던 조선을 침략해 착취하고 괴롭힌 원수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인식이 있다면 역시 한국인들은 일본을 좋아할 수 없게 됩니다. 아마도 남한에 이같은 반일교육을 실시한 미국의 의도는 한국-일본 관계를 유태인-독일의 관계와 같이 만들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일본이 과거 나치스 집단처럼 한국인을 괴롭혔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실제로는 전혀 반대되는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같은 한국인의 잘못된 역사인식은 어떻게 해서든 바로잡아야 하겠습니다.

이 책은 원래 한국의 독자만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지만, 일본인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염려되는 점이 많습니다. 비전문가가 짧은 시간에 써 내려간 글들이니 혹 실수가 있다 하더라도 너그럽게 받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책에 대해서 저는 몇몇 한국의 역사학자들로부터 '누군가 한번은 해야 할 일이다'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즉 한국에서도 이 같은 작업에 대해 필요는 느끼고 있지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국의 역사교육이 심각하게 잘못되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알고있을 것이나, 그들에게는 차마 용기가 생겨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책을 집필하던 중 친구와 가족들로부터 이렇게까지 위험을 감수하면서 책을 낼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충고를 자주 들었습니다. 테러를 당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정부로부터도 여러가지의 탄압이 있었습니다. 작년 8월10일 경,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로 반일시위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이 책의 초고를 실어놓았던 저의 웹사이트 2개가 '정보통신 윤리위원회'라는 정부 검열기관에 의해 아무런 통보도 없이 폐쇄되었습니다. 웹사이트가 운영되던 20일 남짓한 기간 중 저는 매일 수백명의 한국인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았습니다. 저의 사이트는 일본에도 알려져 저를 걱정하는 몇몇 일본인들은 '당신의 생명이 위험하니 진실을 말하는 것을 포기하라'는 편지를 보내오기도 하였습니다.

책이 나온 뒤 올해 3월에는 민비의 후손들로부터 명예훼손과 외환선동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하여 경찰에 체포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이런 일로 나를 투옥한다면 일본 대사관에 망명할 수밖에 없다'고 그들을 위협한 끝에 간신히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올해 4월 '간행물 윤리위원회'라는 정부 검열기관은 이 책을 '청소년 유해도서'로 지정하여 사실상 서점판매를 금지하였습니다. '청소년 유해도서'로 지정된 책에 대해서는 비닐로 포장을 하고 '19세 미만 구독불가'라는 표시를 해야하며 서점에서는 일반 서적과 함께 판매할 수 없다는 등의 규제조치가 있습니다.

이런 경험은 저에게 역사란 지나간 일들에 대한 해석이긴 하지만 역시 현재의 일이다라는 인식을 강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100년 전 일본통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글을 썼다는 것, 단지 이 사실만으로 평범한 작가가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한다는 현실은 여러모로 개탄할 만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으로 인해 한일관계에 어떤 새로운 희망이 생겨날 수 있다면 저는 역시 옳은 일을 했다는 보람을 느낄 것입니다.

마이니치 신문사의 시모카와 편집위원은 이 책을 처음으로 일본에 소개해주었습니다. 도큐쇼쿠 대학의 아라키 가즈히로 교수는 이 책을 소시샤에 추천해주었고 직접 번역작업을 맡아주었습니다. 산케이 신문사의 서울특파원 구로다 야스히로 기자는 이 책의 출판 사실을 2002년 3월8일자 1면 기사로 보도해주었습니다. 이 책의 일본어판은 이처럼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공동번역자인 아라키 노부코양은 이 책에 인용된 일본어 원문을 꼼꼼하게 찾아 싣는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또한 번역자들은 이 책의 한국어판에서 많은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주기도 하였습니다. 번역자들이 이 책에 끼친 기여는 단순한 번역 이상의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책의 출판을 결정해주신 소시샤의 마사오 가세 사장님, 계약과 번역, 제작과정에서 여러모로 수고해주신 아츠코 마수다양, 그리고 소시샤의 여러 담당자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2002년 5월 20일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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